| 위기 관리 능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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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 성대에 필요한 인재나 지도자가 있고, 위기에 필요한 지도자가 있다. 잘 알다시피 가장 존경받는 인물의 한 분인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아니었다면 역사의 뒷면에 묻혀지냈을 지도 모르겠다. 겉으로 드러난 업적으로도 그렇지만 사료를 통해서 나타나는 그의 성격적인 면을 봐도 그럴 것 같았다. 그는 완벽주의자였다. 매우 엄격하고 치밀했다. 난세니까 빛이 났지 아니었다면 인기도 없었을 것 같다. 반대로 그 당시 병권을 쥐었던 신입 장군 같은 사람은 전쟁만 아니었다면 말 잘 타고 활 잘 쏘는 명장으로 역사에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당시 조선의 정규군 대부분을 몰살시키고 자신도 탄금대에서 자결한 무능한 장수였다. 위기 시에는 우리 몸도 평상 시와는 달리 반응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평상 시에 잘 맞는 이론이나 원칙이 위기 때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생각일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위기다. 특히 이명박 정권은 위기다. 대통령 취임 3개월도 되지 않아서 탄핵 얘기가 나오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계기로 해서 촛불집회가 열리고 드디어 며칠 전부터는 가두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임기 초의 달콤한 승리감을 한창 맛 볼 시기에 정권의 성패를 가늠할 큰 일이 생긴 것이다. 본인이나 측근으로서는 억울하고, 괴담에 시달린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다 본인들이 초래한 것이라서 할 말도 없을 듯 하다.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위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어느 누가 봐도 100%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조직적인 움직임이 분명이 있다. 아마 배후 세력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틀렸다. 괴담이나 배후세력이 존재한다고 해도 민심이 정부 편이고 전혀 사실무근이라면 괴담이 이토록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빌미를 제공했다면 그 자체가 문제이고 그것이 부당하게 확대재생산되었다고 투정부리는 것은 정권을 잡은 사람들의 태도는 아니다. 작더라도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시정하려는 노력을 하고, 그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또한 민심이반은 광우병 보다 훨씬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던 김영삼 대통령이 인사를 잘 못해서 ‘인사가 망사’가 되었다고 하는 말이 회자된 적이 있었다. 초기 인사는 분명 잘못되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것을 탓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심을 잃어가며 전 정권 사람들을 쫓아내서 공석이 된 여러 기관장들의 인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신들의 압박에 못 이겨 ‘전문성’이 없는 그들로 그 자리를 채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 큰 공을 세운 공신들은 물론 부인의 동생들까지 제거했던 조선시대 태종을 염두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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