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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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TV나 신문을 보는 게 겁이 난다. 대통령의 지지율 빼고는 온통 오르는 것 뿐이고, 화물연대 파업뉴스, 계속 이어지는 쇠고기 수입파동 등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그렇다고 채널 돌릴 때마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오락프로의 의미 없는 말장난을 넋 놓고 지켜보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고, DJ라는 직업상 가요프로를 보면서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들을 귀담아 듣기는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직업의식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은 어렵지만 꿋꿋하게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삶에 관한 얘기들이다. 지난주에 보았던 <현장 르포 동행>은 관광버스를 운전하던 남편을 화재로 잃고 남편이 남긴 빚만 떠안은 채 살 집조차 없어 7살짜리 딸과 함께 자그마한 분식집에서 눈물겹게 생활하는 두 모녀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나마 또 분식집 장사가 잘 되질 않아서 여기저기에서 빚독촉을 당하고, 아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태권도 수업도 끊어야하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외아들을 잃고 어렵게 살아가는 시부모님을 위해 시댁도 자주 찾아 뵙고 적은 돈이지만 용돈도 그리고 오는 주인공을 보면서 가슴 찡한 감동을 받았다.
나뿐만 아니라 시청하는 분들이 비슷하게 느끼는 감정일게다. 그 전주에 방송됐던 내용의 후기도 짧게 방송되는데, 아이들과 무허가 판자촌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여성이 집이 철거되어 오갈데 없이 되었는데 프로를 본 많은 시청자자들의 격려와 후원으로 새 보금자리를 찾게되었다는 훈훈한 내용이었다. 다른 프로와 달리 방영 뒤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게 참 좋았다.
그 프로를 보면서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매회 방영되는 어렵고 불쌍한 주인공들을 도와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도와주는 대상도 확실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도 될 수 있으니 노블리스 오블리제 라는 측면에서도 좋지 않을까 싶다. 탈세, 편법승계 등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실은 해야할 일들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물론 십시일반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코 묻은 돈도 당연히 의미가 있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기업들이 이렇게 어렵지만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정기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방송프로를 통해서 구축되는 것도 바람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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