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취와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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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리학 서적에서 흔히 나오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 중 하나가 남자는 성취를 중요시하고 여자는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는 결과에 주로 관심을 갖고 여자는 과정에 더 신경을 쓴다. 과거에는 남성 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에 성취를 위해서는 모든 것이 용납되었다. 한 가정의 가장은 월급만 잘 받아 오면 다른 것은 다 용납이 되었다.
하지만 서서히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성취 자체가 관계를 통해서 이뤄질 때가 많고, 어두운 뒷거래 같은 과정의 문제가 있을 때는 성취한 모든 것이 일 순간에 무효화 되는 분위기가 되다보니 관계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아버지 세대처럼 먹고 사는 데 열중했던 현재의 40대 아저씨들이 집안에서 가장 소외되고 힘이 없어지는 존재가 되는 것에서 이런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게다가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울 땐 성취의 가능성이 낮아진다. 성취를 잘 할 수 있을 때는 중간 과정의 문제가 생기거나 관계가 조금 삐걱거려도 문제가 없지만 어려울 때는 폭발적으로 나타난다. 요즘 유로 2008이라는 유럽의 국가 대항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는데 안되는 집안은 말이 많다. 선수 기용, 전술, 훈련 등등 모든 과정적인 것을 문제 삼는다. 그리고 내부의 갈등도 이런 때 불거져 나온다.
멀리 갈 것도 없이 98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네덜란드에 5 대 0으로 지자 그 책임을 묻는 얘기들이 나오더니 결국은 대회 도중에 감독이 경질되는 보기드문 일이 벌어졌다. 이번 유로 2008에서도 이탈리아가 비슷한 입장이었다. 축구의 열정이라면 우리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여론에서 뭇매를 가했다. 그런데 감독이나 선수들이 단합을 외치고 흔들리지 않으면서 결국은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나는 네 편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이 믿음이 있어야 일이 잘못된 원인을 찾을 때 서로 방어적인 태도가 아니라 문제 자체를 다룰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방어적인 태도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도 있듯 문제 해결을 위한 원인을 찾는 과정이 자기 책임을 피하고 상대를 잘못을 들추는 식으로 되어서 점점 일이 안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나서는 맞는 말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능력은 반대로 얘기하면 맞는 말이어도 해가 될 것 같으면 자제할 줄 아는 인내심이다. 눈 앞의 과제만을 할 줄 아는 20세기형 인물은 지금은 성취하기 힘들 것 같다. 시야를 넓게 해야 문제가 보이고 그래야 해답이 나온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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