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 인하가 경제난 해소의 출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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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친 기업 정책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기업 투자가 살아나면 경제가 살아날까? 경기가 호조이고 물가가 안정적일 때에는 당연히 투자가 증가하면 경기는 상승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물가가 불안하고 경기가 부진할 때에는 오히려 불행의 씨앗일 따름이다. 이 대통령 스스로 “미국도 0.5% 성장할지, 아니면 마이너스 성장할지 모르고, 유럽과 일본도 1~1.5% 성장을 예상한다”지 않았던가. 이처럼 세계적으로 경기가 부진할 때에 투자를 늘리고 생산을 늘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판매량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판매가격만 떨어뜨림으로써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뿐이다. 투자가 더 늘어날수록 경제난은 더 심화되는 것이다.
실제로 김영삼 정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었다. 고정자본투자 증가율이 1994년과 1995년에 각각 12.5%와 13.1%를 기록한 뒤, 기업들의 경영수지가 극도로 악화되었으며, 이것은 외환위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였다. 특히 한보 부도가 결정적이었다. 한보 채권이 부실화하자 금융기관은 그만큼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고, 이에 따라 대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대출이 줄어들자 기업들은 회사채 등의 차환발행조차 어려워졌으며 사채시장으로 달려가야 했다. 사채시장은 금융기관 예금을 인출하여 기업에 돈을 빌려줬고, 금융기관 대출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신용수렴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에 따라 삼미, 진로, 해태, 기아 등 재벌급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우리 기업들 신용등급은 크게 떨어졌고, 외국 금융기관들은 채권을 거둬들이기 바빴으며, 외환보유고까지 고갈되고 말았다. 또한 투자과열이 경기과열을 일으켰고, 경기과열이 수입을 급증시킴으로써 국제수지 악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세계경제가 호조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지금처럼 어려운 때는 그 결과가 더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경제를 방치하자는 것은 아니다. 석유가격과 곡물가격의 폭등으로 세계 경제가 모두 어렵다고 변명이나 할 때는 더욱 아니다. 세계경제가 아무리 어려운 지경에 처하더라도 국내 경기를 얼마든지 살려낼 수 있다. 실제로 김대중 정권에서는 이런 일을 해낸 바 있다. 미국에서 나스닥이 폭락하고, 그에 따라 IT산업의 투자가 거의 소멸했을 뿐만 아니라,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여 세계경제가 심각하게 불안했지만, 우리 경제는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던 것이다.
특히 2002년의 성장률이 7%에 달했다. 그럼 지금은 어떻게 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무엇보다 먼저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럼 물가는 어떻게 안정시켜야 할까? 물가불안을 일으킨 가장 결정적 원인인 석유와 곡물의 수입가격을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율을 하락시키는 것이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21세기 경제학 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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