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보험 민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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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쇠고기 문제에 묻혀서 사람들의 관심이 덜하기는 하지만 의료보험 민영화 문제도 주목을 끌었었다. 현 정부의 다른 문제들과 비슷하게 딱 잘라서 한다 안한다는 말이 없이 계속 애매한 상태로 걸려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마지막 언급은 안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운동권에서는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한 영화 감독이 민영화된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의 현실을 고발한 식코라는 영화를 단체 관람하는 것이 한동안 유행했다. 인터넷에서는 감기 한번 걸리면 수십만원, 어디 한군데 꿰매기라도 하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서 꿰매는 법을 물어본다는 가상현실 풍자도 많이 나돌았다.
중요한 쟁점 중의 하나가 의료기관을 개설할 때 건강보험 강제 지정 기관이 되는 제도를 철폐하는 것이다. 민영화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그렇게 되면 모든 의료기관이 다 건강보험에서 빠져나가 가난한 서민들이 비용부담을 덜 느끼며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문제라는 것이다. 의사들이 다 이 제도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 반대이다. 이미 건강보험의 적용을 덜 받는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에서는 건강보험과 관계없이 진료를 하고 있고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가격이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수술항목도 있다고 한다.
반면 내과나 소아과 같은 곳은 건강보험을 적용하나 안하나 올 사람이 없다. 경제가 어려워져서 비싼 돈을 내고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의 숫자는 빤할 정도 제한되어 있다. 반면 그 좁은 시장에 들어가야 하는 의사들은 1년이면 삼천명이 넘게 배출되고 있다. 적자 생존의 무한경쟁을 의사들이 좋아할 수가 없다. 의료 광고에 대한 의사들의 생각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현재 의료광고는 병원 이름과 진료과목 정도나 광고를 하게 되어 있다. 일간지 등에 광고를 싣는 횟수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제한을 싫어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왜냐하면 그 제한이 풀리면 광고를 하지 않는 의원은 아예 도태되기 때문이다.
또 고가의 약을 많이 쓰거나, 어떤 식으로든 정부에 밉보인 사람들은 합법적인 이유를 내세워서 건강보험 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남들보다 서너배의 진료비를 받아야 되니까 사람들이 오지도 않을뿐더러, 뭔가 문제가 있으니까 건강보험에 지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어서 지정이 안되는 것이 오히려 두려운 일이다. 이렇듯 미국과는 전혀 사정이 다른 데도 민영화하면 의사들이 큰 돈이라도 벌 것처럼 여론조성이 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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