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산층이란 말이 그리운 요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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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촛불시위를 보면 같은 나라 사람이긴 하지만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어떤 세력들이 서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생김이 다르듯, 그 살아온 궤적과 지향점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서로 의견이 어찌보면 다른 게 당연하겠지만 화해란 것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든다. 간혹 젊은 사람들을 면담하다보면 거의 대부분 잘 된 사람들은 부모 잘 만나서 좋은 환경에서 자라서 그렇게 되었고, 아닌 사람들은 안 좋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그 격차를 인정,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를 느낀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양극화고 양극화란 중간층이 없어져서 잘 사는 사람들과 못 사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대립하는 것이다. 요즘 식으로 얘기하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를 따지는 거고, 80년대 식으로 하면 계급투쟁이다.
사실 지금보다 훨씬 더 살벌했던 80년대에도 모든 사람을 묶어주는 뭔가가 있었다. 그땐 독재자 한 사람 또는 그 몇 명 만 없어지면 세상이 잘 될 것 같았다. 그 만큼 국민이라는 말이 그 의미대로 다가오고, 그 무게감이 있었다. 더 민주화된 지금 사회는 더 분열된 것 같다. 그리고 정권을 놓고 목숨을 걸고 경쟁하며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있다. 패자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패배를 무효화시키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다. 정의가 불의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힘 있는 자가 없는 자를 쓰러뜨리고 그것을 정의가 되어버리는 식이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항상 반복된 패턴이 있다. 승자는 항상 더 잘 이길 수 밖에 없다. 좋은 부모 밑에서 관심 받고 자라난 아이들이 공부 더 잘하고, 그래서 좋은 대학가면 관직이든 민간이든 더 좋은 자리 차지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생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노력하고 애쓴 결과이기 때문에 그걸 나무랄 순 없다. 하지만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 자연이든 역사든 그 불균형을 그냥 두지 않아서 한번 확 뒤집어 버린다. 밖에서 오면 식민지가 되는 것이고, 안에서 오면 혁명이다.
어느 것이든 좋을 건 없다. 그걸 막는 것이 어느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은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가진 중산층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난한 사람은 배고픈 생각을 하고 부자는 배부른 생각을 하는 걸 피부에 와닿게 자주 본다. 먹고 살 만한 중산층, 먹고 살만해서 극단적으로 치우치지도 않고 너무 잘 살지 않아서 그들 만의 세계 속에 파묻히지 않은 중산층을 키우는 것, 이것이 이 나라를 통합하는 길이지 싶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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