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의 인수 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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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20일이면 개원한지 꼭 10년이 된다. 의사들 게시판에서 폐업하거나, 폐업 준비중인 사람들의 소식이 간간히 들려오는 요즘에 10년을 버텨온 것이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진다. 처음부터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시작했기 때문에 간혹 잘 나가는 사람들 소식을 들어도 그러려니 하고, 자기 갈길 갈 뿐이다. 8월 21일이 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다. 더 이상 오지 않은 분 중에서 10년이 지난 차트를 하나 골라서 찢는 것이다. 그동안 하도 의무 기록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없어지는 걸 느껴보고 싶다.
의사들은 심지어 폐업을 해도 자기의 의무기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사를 그만 둔다고 해도 절차를 거쳐서 10년이 지나지 않은 의무기록은 보건소 등의 규정된 기관에 보관해야 한다. 의료분쟁이 하도 많은 요즘 세상이라 그만 두고 나서도 부담스럽다. 그런 관점에서 요즘 대통령들의 기록 다툼을 보면 뭐가 뭔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잠깐이지만 군에서 훈련을 받을 때도 직무상 알게 된 일은 그 일을 그만 두는 순간부터 비밀에 붙여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고, 의사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기가 했든 아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책이나 업무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권력이양이 제대로 된 것은 아주 최근이다. 80년대 초에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출신의 대통령은 누구네 집에 갔더니 현금이 많아서 측근에게 인심을 썼다고 하고, 처음으로 진짜 야당 출신 대통령이 당선되자 정보기관의 소각로의 연기가 오랫동안 그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이런 것도 다 이제부터다. 촛불시위 때문에 가려졌지만 자리 문제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이런 것도 대통령과 임기를 맞추거나, 그렇지 않다고 해도 대통령에게 임면권을 주거나 공익에 따라 대통령이 건드릴 수 없는 것을 서로 불문율로 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대통령 이름을 알고 나서 여덟 번째 대통령과 함께 하고 있다. 지내보니 누가 되면 안 되고 꼭 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졌다.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그보다는 정권이 주기적으로 자주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생결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서로 반대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극단적으로 처신하지 않고 타협도 하고 양보도 했으면 좋겠다. 누가 되든 크게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사람도 없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국가를 운영하는 시스템은 잘 갖춰서 문제가 생기면 잘 처리하고,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는 건 잘 했으면 좋겠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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