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권의 경제실적을 걱정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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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은 국민들에게 진보 혹은 진보적 경제정책에 대한 염증을 심어줬다. 집권기간 중 최고 성장률이 5.1%에 불과하고, 연평균 성장률은 고작 4.4%를 기록하는 등 경기부진이 장기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경제 살리기’를 내세운 이명박 정권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탄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경제 살리기’는 벌써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5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무려 10.5%에 이르렀지만,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정책당국이나 집권당 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물가불안이 장차 어떻게 발전할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경제 살리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그 정치적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다시 진보에게 기회가 주어질까?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에게 재집권의 기회가 주어질까? 아직은 그럴 것 같지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때 한 자리수로 떨어지고, 한나라당 지지율도 10% 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통합민주당의 지지율은 한나라당 지지율을 넘어선 적이 없다. 정치적 반사이익은 한계가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준 셈이다. 지금처럼 여당과 야당이 함께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장차 우리 정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혹시 1930년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처럼 전혀 뜻밖의 세력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정치적 기반이 거의 없었던 혹은 정치적으로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정권을 잡았듯이, 우리나라에도 정치선동에 특출한 그런 파시스트가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극우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둘은 모두 공산당 기관지의 편집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열렬한 공산당 출신이자 이론가 출신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이념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 철저한 기회주의자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실패도 이런 뜻밖의 인물을 탄생시키는 것은 아닐까?
물론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이 앞으로라도 제 역학을 충분히 해준다면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의 등장을 막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통합민주당이 경제적으로 유능할지도 모른다는 소극적인 기대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국민들에게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회주의적 파시스트의 등장은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명박 정권의 경제실적을 걱정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다른 이유도 하나 더 있다.
이명박 정권은 겉으로나마 민영화, 개방화, 규제완화 등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만약 이명박 정권이 경제파탄을 부르기라도 한다면, 국내에서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다시는 펼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경제번영을 누리는 나라들은 거의 모두 예외 없이 이런 정책을 펼쳤는데 말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벗어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고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사상 최강의 수준까지 끌어올렸던 것도 바로 이 신자유주이었으며, 중남미 경제가 지금처럼 살아난 것도 바로 이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인데 말이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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