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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하면서 닮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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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고되게 한 며느리가 나중에 더 지독한 시어머니가 되는 일이 많다. 이처럼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사례들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서로 이념적으로는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은 정부와 반정부세력의 행태는 거의 비슷하다. 서로를 혐오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혹은 그 세력들이 왜 행하는 방식은 그리도 닮아있을까?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면서도 남에게 똑같다는 얘기를 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섬뜩할 정도로.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는 것처럼 그 자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낙하산을 비난했지만, 막상 자기가 권력을 잡으면 그 과정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논공행상을 해야 하는 것이 정권 잡은 사람의 처지이기 때문에 다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대들었던 사람도 부모가 되면 부모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식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두 번째로는 싫어하는 방식을 상대하다 보니 그에 적응되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서도 만약 한 팀이 빠른 스피드로 공격을 해오면 다른 팀도 그에 맞춰 수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빠른 축구를 구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상대가 직설적인 대답을 요구하는 사람이라면 내 쪽에서도 직설적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처음엔 그것이 싫어서 거부감을 갖지만 어쩔 수 없이 그에 맞춰지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사람의 심리상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은 그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스쳐지나가는 아무런 의미 없는 사람보다는 싫어해도 강한 감정이 실리는 사람이 더 비중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을 아무리 싫어한다고 해도 아프리카나 남미의 이름 없는 나라보다는 더 비중이 크다. 따라서 더 많이 연구하고 잘 알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알게 모르게 동일시하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고문하는 자와 고문 받는 자 사이에 묘한 유대감이 형성되고, 인질들이 납치범과 동일시하는 스톡홀름 효과 같은 것도 생긴다.
그런데 이런 이유들이 있지만 더 닮는 사람도 있고, 덜 닮는 사람도 있다. 그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욕하는 사람의 자아의 크기에 차이가 있어서이다. 자기 나름의 방식이 몸에 밴 사람은 그래도 덜 변한다. 그런데 아직 심리적인 성장이 잘 이뤄지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방식이 몸에 배기도 전에 그런 방식이 너무 강력한 자극이 되어서 다른 것들이 들어오지 못한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정말 외골수라는 생각이 드는 글들이 많다. 그런데 서로 욕하면서도 너무 똑같다. 사회가 선악이 아닌, 서로 다를 뿐일 때가 많다는 것도 가르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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