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어떻게 살려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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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 급속한 경기하강과 초장기 경기부진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그럼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고, 그 돈이 모여서 부동산 수요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럼 성장률만 높이면 경제가 살아날까? 아니다.
무작정 성장률만 높이려고 하면 물가불안만 오히려 더 심각해질 뿐이다. 따라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하루빨리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성장의 터전이 마련될 수 있다. 미국이 악몽 같았던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물가안정 덕분이었다. 물가가 안정되자 생산과 투자와 소비 등의 경제활동이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고, 이에 따라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성장률이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물가안정이 지속되자 미국경제는 초장기 경제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중남미 경제가 다른 나라에서 대부분 성공했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본받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경제난을 장기간 겪었던 이유도 물가불안 때문이었다. 물가불안은 국제경쟁력 약화를 불렀고, 국제경쟁력 약화는 국제수지 악화를 불렀으며, 이것은 화폐가치의 폭락을 부름으로써 물가불안을 더 가중시켰다. 여기에다, 섣부른 경기부양 정책이 재정파탄을 불렀고, 재정파탄은 통화 증발을 부름으로써 초 인플레이션으로 발전하였다. 물가불안을 잡는 일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해내야 할 당면과제이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물가불안이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원재료물가 상승률은 이미 90%를 넘어섰고, 중간재물가 상승률도 30%를 넘었으며,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12%를 넘었다. 물가불안이 이처럼 심각해지면 국내경기는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깊이 하강할 것이다. 비유하자면, 우리 생명이 경각에 달린 것과 비슷한 상태이다.
만약 사람이 목숨을 잃을 상황에 처했다면, 손을 하나 잘라내고 발을 하나 잘라내야 하는 수술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고, 그동안 애써 모은 재산을 모두 사용해야 하는 일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야 목숨을 지켜낼 수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 설령 외환보유고를 모두 쓰는 한이 있더라도 환율을 떨어뜨려 물가를 하루빨리 안정시켜야 한다. 그래야 물가불안에 따른 국제경쟁력 약화 및 국제수지 악화를 미리 예방할 수 있으며 제2의 외환위기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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