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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금융 위기설, 사실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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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는 ‘9월 금융 위기설’에 심각하게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과 채권을 매각하고 철수하면 외환보유고는 고갈되고 돈은 마를 것이라는 내용으로 우리 경제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이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던 8월 7일에는 콜금리가 5.24%를 기록하여 하루 사이 0.22% 포인트 상승으로 4.4%나 올랐다. 그 바람에 서민들은 이자부담에 시달려야 했다. 그 뒤를 이어 8월 8일에는 환율이 하루 사이에 20원 이상 오른 1,027.9원을 기록하여 1.1%나 상승했다. 그 후 금리는 한국은행의 강력한 통제 덕분에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환율은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뜀박질을 거듭했다. 결국 9월 1일에는 1,110원 선을 돌파했고, 9월 3일에는 거의 1,150원 선에 이르렀다. 불과 한 달 사이에 130원 이상 오름으로써 무려 13%가 상승하였던 것이다.
민간기업의 외채와 국내은행의 해외차입금은 각각 1천억 달러가 넘으므로, 2백억 달러 이상을 더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특히 유선스를 관습적으로 활용하던 수입업체는 환율에서만 10% 이상 손실을 봤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선물을 매각한 투자자는 투자원금을 모두 날린 것은 물론이고, 투자원금의 몇 배를 추가로 불입해야 했으며, 그것마저 거의 모두 날려야 했다. 외환시장의 국내 거래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9월 금융위기설이 사실일까? 단기외채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자금이 한꺼번에 해외로 빠져나가면 외환보유고가 고갈되고 외환위기가 다시 찾아올까?
그러나 이것은 터무니없는 발상이다.
외환보유고가 2천 4백억 달러로서 세계 5위권인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어야 한다면, 외환보유고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은 나라들은 왜 외환위기를 겪지 않는 것인가. 스페인의 외환보유고는 우리나라의 1/10 수준인 2백억 달러에 불과하고, 영국은 6백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며, 이탈리아는 8백억 달러, 프랑스는 1천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나라들은 경제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커서 외환 필요액도 더 크지만, 이 나라들 중 어느 나라도 외환위기설에 시달렸다는 소리는 들은바 없다.
만약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규모가 심각하다면, 해외 단기채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단기외채는 그 절반 이상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이 해외의 본점에서 들여온 돈으로서 우리나라가 갚아야 할 의무가 없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한마디로 외환위기가 벌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외환위기의 망령에 떨어야 했고, 그 바람에 국내 경기는 더욱 부진해지는 양상을 보였다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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