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HOME > 커뮤니티 > 컬럼초대석 |
|
|
|
| 물가를 잡는 일은 왜 어려울까? |
|
물가불안을 억제하는 정책은 인기가 없다.
그러나 물가불안을 잠재우지 않고는 경제가 살아나기 어렵다는 사실은 미국의 경제사가 다음과 같이 여실히 증명한다.
1970년대 초부터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었다. 물가불안속에 경기부진이 1970년대 내내 지속되었던 것이다. 당시 미국은 경제난 탈출을 위해 여러 정책들을 펼쳤으나 경기호전을 이루지 못했고 물가불안도 잠재우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1979년에 연준위 의장에 선임된 폴 볼커는 가장 직접적이고 후유증이 매우 심각할 것이 빤한 M1(협의통화)을 직접 통제하는 ‘무식한’ 정책을 선택했다.
그린스펀이 그의 자서전 [격동의 시대]에서 지적한 바처럼 “1980년 봄, 카터 대통령은 볼커를 지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은 국가의 최우선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134쪽) 실제로 “볼커의 정책 결과들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1980년 4월 미국 메인스트리트의 금리가 20% 이상 상승했다. 자동차는 팔리지 않고 주택건설도 부진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률도 1980년 중반에는 약 8%까지 올랐고 1982년 말에는 11%까지 증가했다. 1980년 초, 직장에서 해고된 사람들이 보낸 편지들이 볼커의 사무실로 쇄도했고 건축업자들도 지을 수 없는 집을 상징하는 2X4인치 크기로 자른 목재들을 상자에 담아 볼커와 그 외 다른 관료들에게 보냈다. 자동차 판매업자들도 팔지 못하는 차를 의미하는 자동차 키를 보냈다.(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억제하는 데는 3년이 걸렸다.(중략) 경기 불황 때문에 지미 카터는 1980년 선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위의 책 134~135쪽) 이 선거에서 레이건은 ‘카터 불황’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집요하게 카터를 공격했으며 카터의 물가불안 해소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소위 ‘카터 불황’을 일으켰던 주범인 볼커를 1987년까지 연임시켰다. 공화당 출신인 레이건이 민주당 출신인 볼커를 이처럼 계속 신임했다는 사실은 그의 정책이 옳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셈. 레이건의 이런 지지 속에서도 볼커의 통화억제 정책은 정치적으로 강력한 배척을 받았다.
그린스펀은 자서전에 “인플레이션의 억제가 미래에도 인기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25년도 더 전의 폴 볼커의 경우처럼 뻔하다. ‘당신은 린치 대상 후보 0순위야.’ 1981년 10월, 상원 의원 마크 앤드루스가 볼커에게 내뱉은 말이다. 1983년 상원 의원 데니스 디콘치니(Dennis DeConcini)는 불평을 토하기를 미국 역사상 볼커가 ‘거의 혼자 힘으로 최악의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라고 했다.”(686쪽) 그만큼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은 인기가 없는 셈이다.
경제가 지속적인 경기호황을 누리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이 필수적임에도 세상인심은 이렇다.
|
|
|
| |
|
| |
|
|
 |
다음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