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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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상담해보면 그중 상당수가 “왕따”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필자도 학창 시절 싸움도 해봤고, 친구들과 갈등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
왕따로 가는 길은 몇가지가 있다. 일단, 피해자 쪽 요인을 보면 부족한 점이 있어서 놀림감이 될 만한 학생이거나 처신을 잘못해서 남들에게 미움을 사는 경우이다. 키가 작았던 한 학생은 거의 모든 동료학생들이 지나가면서 가만히 있는 자신의 뒤통수를 때렸다고 한다. 거기에 대한 분노도, 좌절도 느낄 수 없었다. 어떤 감정이든 느끼게 되면 감당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었고, 결국에는 자기 감정이나 생각을 전혀 인식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마음을 진공상태로 만들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그 사람은 자기의 인격을 비움으로써 따돌림을 견뎌냈다.
그 다음으로는 못된 학생들이 있어서이다. 돈을 빼앗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약한 학생들에게 해를 가하는 경우이다. 이때 가해자들은 거의 범죄자 수준이다.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이 오줌을 먹게 하거나, 담뱃불이나 라이터로 살을 태우는 정도라면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 외에는 시비가 붙어서 싸우거나, 감정이 상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 상대가 집단이거나 강한 학생이어서 왕따의 비극이 시작되기도 한다. 왕따가 되는 길 중에서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누군가 왕따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왕따가 되는 것이다. 피해 학생이 큰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니고 가해학생들이 성격적으로 이상한 것도 아니지만 누군가 한명의 왕따가 정해지면 다른 학생들이 모두 자신은 왕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해서 그 사람을 왕따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진행형으로 당하고 있는 학생이나 시간이 많이 흘러 지금은 성인이 된 피해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가 왜 왕따를 당했는지도 모르고, 가해자들도 나중에 별다른 얘기 없이 접촉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고는 충격을 받았다.
요즘 사교육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어느 한쪽에서는 사교육을 걱정하는 부모를 부러워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그 분들 아이들은 대학은 꿈도 꿀 수 없을 뿐더러 인격이 황폐화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영어교육도 좋고, 전교조에서 추구하는 이념교육이나 의식화도 다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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