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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고 유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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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가 온통 복고 바람이다. 90년대 활동한 ‘아저씨 가수’들이 토크쇼의 주된 게스트가 되고 점유율 1위의 이동통신회사의 광고에도 등장한다. 영화나 드라마도 이런 추세를 따르고 있다. 첨단을 걷는 시대에 복고의 의미는 무엇일까?
심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한 인간의 행태와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인 사회가 유사성이 크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아기가 처음 태어나면 엄마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생명 유지와 정서적 안정이라는 생명체의 2대 과제는 오로지 엄마의 도움으로만 가능하다. 그런데 고개를 가누고 앉게 되면 세상이 뒤집어 진다. 엄마와 움직임이 없던 천정만 보다가 온갖 물건이 다 있는 책상, 화장대를 보면 신기한 것 투성이다. 걷고 서게 되면 자신감까디 생겨서 엄마를 떠나서 세상을 탐구하려 한다. 그러나 걸음마를 겨우 배우는 단계라서 넘어지기 일쑤인 아기는 금새 위축되고 엄마 품으로 돌아온다. 젖을 먹고 나면 다시 힘이 나서 세상으로 나간다. 이렇게 자신이 있으면 세상으로 나가고, 힘들면 엄마에게 돌아오는 것이 한 살부터 두 살 사이의 아기의 세상과의 투쟁이다.
어른들이나 사회분위기도 이와 같다. 경기가 호황이어서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 더 많이 누리고, 남과 다르고 싶어진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물건을 사는 기준은 과거와 달리 쓸 수 있느냐의 기능성이 아니라, 내가 만족하고 나를 표현할 수 있으냐의 심미성이다. 과거는 물론 현재의 것도 지루한 반복일 뿐이다. 튀고 싶은 마음에 미래를 추구한다. 뭘 해도 좋을 것 같고, ‘돈도 쓰라고 버는 것’이라는 심리가 된다. 하지만 경제가 어렵거나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신도 없고 뭘 해야할 지도 모른다. 미래는 온통 불확실성으로 가득차고 선 듯 선택할 수 없다. 돈과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워서 누리기가 힘들다. 그러면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익숙한 것이 있고 책임이나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았던 어린시절, 아무 것도 없어도 젊다는 것 하나로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간다.
어른이 다시 아이가 되는 것을 퇴행이라고 한다. 이 퇴행은 술에 취하거나 연애를 할 때 경험한다. 과거로 돌아가는 복고주의는 이런 퇴행적인 심리를 가득 담고 있다. 위로와 안식이 필요한 시대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돌아가면 안아줄 엄마가 있지만 힘든 어른들은 누구에게 기대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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