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의 예능프로 출연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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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추락하다보니 방송국마다 광고사정이 나빠지고 그 여파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드라마 대신 토크나 예능 편성이 많아졌다.
특히 톱스타들이 털털한 모습으로 출연해 농촌생활을 직접 체험해보는 <패밀리가 떴다>같은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그 프로그램 뿐 아니라 무한 도전 같은 리얼리티프로가 대세이다.
코미디나 쇼프로보다 오히려 시청률이 높게 나오다보니, 비나 김종국같은 가수들도 최근에 새 노래로 컴백하면서 리얼리티가 가미된 예능프로게 자주 얼굴을 비치고 있다. 역설적으로 가수들이 설 무대가 그마만큼 좁다는 얘기도 되겠지만.
물론 내 개인적으로도 말 장난이나하는 일부 개그프로나 황당한 드라마 보다는 리얼리티가 있는 예능 쪽에 훨씬 끌리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던 노래를 불렀던 가수가 예능 프로에 나와 소위 망가지는 컨셉으로 계속 토크를 하면 좋아하던 노래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가령 나는, 가수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이라는 곡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그 노래의 주인공인 윤종신이 여러 예능 프로에 출연해 소위 개그본능을 발휘하면서부터 왠지 그 노래에 대한 맛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물론 가수가 훨씬 더 친근하고 대중적으로 느껴지는 측면은 분명히 있지만, 추억이 담긴 적절한 노랫말의 이미지를 깨는 것은 확실하다.
노래를 잘하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화요비의 경우에도 여러 프로에서 순진하고 꺼벙한 캐릭터로 나오다보니 정작 카리스마가 느껴지던 그녀의 노래들에서 신비감을 앗아가는 게 사실이다.
‘어떤가요’ ‘당신과의 키스를 세어보아요’ 등등, 아름다운 노래에 대한 몰입을 TV예능프로에 나오는 이미지가 방해하는 셈이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우결(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표현되는 그녀의 이미지가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물론 가수에게는 예능 출연이 분명 득과 실이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음반이 잘 안나가는 요즘같은 때, 최고의 홍보수단이 될뿐더러 시청자들에게 이웃집 처녀, 총각같은 친근감을 선사한다는 장점은 외면하기 힘들겠지만, 그러나 발라드 가수같은 경우에 자신의 노래의 이미지와 너무 심하기 배치되는 경우에는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신비감을 남겨두는 게 좋은 것 같다.
<취중진담> <사랑한다는 말> <출발> <감사> 등 주옥같은 노래로 팬이 많은 가수 김동률같은 경우에는 그녕 그 노래들로만 김동률을 느끼기 때문에 노래들이 상대적으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향기로 머무는 게 아닌가 싶다.
발랄하고 튀는 이미지의 댄스 가수들이야 예능 출연이 이득이 되겠지만 노래와 지나치게 따로 노는 이미지로 예능에 출연하는 가수들 경우에는 매체에 대한 지나친 노출을 자제하는 게 오히려 팬서비스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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