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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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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에 송년모임들이 많은 계절이다. 경기 탓에 규모도 축소가 되었고, 아예 안하는 직장도 있긴 하지만 그러나 친구들끼리라도 노래방에 몰려가 마이크를 잡고 일년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리게 되는 요즘이다.
그런 자리에서 부르는 노래를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이나 성격이 나오는 것 같다. 나는 노랫말에 그리움을 듬뿍 담은 노래를 좋아하는데, 예컨대 이선히의 ‘알고 싶어요’ 고한우의 ‘암연’ 영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등이 나의 애창곡이다.
분위기를 띄우고 싶을 때는 코요태의 ‘열정’ 박상철의 ‘무조건’ 임상아의 ‘뮤지컬’ 영화에서 문근영이 노래한 적이 있는 ‘난 아직 사랑을 몰라’ 등을 부른다.
모르긴 몰라도 회식에서 어느 정도 흥이 오르면 김수철의 ‘젊은 그대’ 설운도의 ‘사랑의 트위스트’ 인순이의 ‘밤이면 밤마다’ 클론의‘꿍따리 샤바라’같은 곡들을 많이 선곡할 것이다.
연령층이 젊다면 원더걸스의 ‘노바디’나 ‘텔미’ 요즘 한창 의자춤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손담비의 ‘미쳤어’ 올 한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빅뱅의 ‘거짓말’이나 ‘하루하루’를 선호할 테고. 이문세 노래를 새롭게 리메이크한 소녀시대의 ‘소녀시대’ 같은 곡들은 장년층들도 따라 부를 수 있어 송년회 모임용으로 딱인 것 같다. 이런 노래를 부르면 왠지 감각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까지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송년 모임에서는 서로 얼굴 붉어질 수 있는 예민한 주제를 피하고, 술도 기분 좋아질 때까지만 다른 사람이 노래를 할 때는 잘 들어주고 박수를 쳐주는 게 매너이다.
노래시켜놓고 꼭 딴짓하는 사람, 예약버튼 누른다는 게 취소버튼을 눌러 한창 필 받아서 노래 잘하고 있는 사람의 노래를 끊어놓는 동료, 음도 맞지 않건만 계속 따라불러 분위기 망치는 사람, 탬버린으로 남의 허벅지치는 사람, 돈 낼때 되면 슬쩍 없어지는 사람 등등이 노래방 꼴불견이다 .
특히나 노래하라고 계속 시끄럽게 시키다가 정작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기 시작하면 노래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끼리 떠들고 마시는 사람들이 꼴불견 베스트인 것 같다.
구호로는 ‘당나귀’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나, ‘진달래’ (진짜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아니면 ‘구구팔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을 많이 외치는 것 같은데 신세대 감각이 돋보이도록 '원더걸스‘ 정도 하나 알고 있어도 좋을 것이다. ’원더‘ 라고 선창하면 ’걸스‘라고 따라 외치는 것인데 뜻은, 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라는 의미이다.
아무튼 내년에는 경기가 좀 풀려 송년회 분위기도 한층 밝아지면 좋겠다.
여기저기 감원 얘기들, 구조조정 얘기들이 나오니까 올해 송년모임은 왠지 마음이 무겁다.
한 해를 보내면서 그런 무거운 마음들을 날려보내고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엄정화의 ‘페스티발’ 같은 곡을 부르며 기분이라도 업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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