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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안 통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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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말을 해도 도저히 자기 마음을 알릴 수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도 없는 사람도 있다. 물론 백짓장도 맞들어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의사소통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말이 좀 더 잘 통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말이 안 통하는 대표적인 유형은 흑백논리에 사로 잡힌 사람이다. 넓게 보면 정치사회적으로도 내편과 네 편을 나누어 놓고 내편이 아닌 사람들의 얘기는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듣지 않으려 한다. 옆에서 보면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도 굳이 구분을 둔다.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만 봐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정치하다보면 자기 돈 가지고 하는 사람 없을 것 같다. 그 많은 경조사에 다 참여하면서 원래 부자도 아닌 사람들이 무슨 돈으로 뒷감당을 할까 생각을 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두 번째로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듣는 기능이 퇴화되어 없어져 버리고, 말하는 기능만 진화의 혜택을 받아서 남아 있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자기 편인데도 그런 느낌이 든다. 자기가 아는 것을 확신하고, 다른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듣지를 않는다. 상대 얘기의 극단적 예외나 별로 상관없는 증거를 대서 반박한다. 나중에 후회를 하거나, 다른 식으로 보상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적대적인 건 아니다. 꼭 그런 건 아니겠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 얘기를 끊지 않은 상태에서 끝까지 얘기해본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는 데다가 말을 하는 자신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피하는데도 잘 모르고 계속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상대방까지 비슷하면 오래동안 얘기를 해도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있었을지 몰라도 정작 진짜 말은 없는 대화가 된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토론 프로그램에도 이런 사람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말을 하는 능력은 단순한 지식의 저장과는 별개로 보인다.
교과서대로라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다른 사람이 보여주는 비언어적인 메시지까지 잘 챙기는 것이 좋겠지만 실생활에서 그렇게 되기는 힘들다. 남의 말을 듣고 밥을 먹고 사는 정신과의사인 필자도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잘 듣고, 이해해주기가 힘들다. 아마 현실적인 대안이라면 자기의 의사소통 패턴를 잘 이해하고 있는 가운데, 자기가 상대하는 사람을 빨리 파악해서 서로 감정상하지 않고, 할 말을 하고 대화를 끝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세상은 넓은데 할 일은 많고, 사람은 잘 안 변할 뿐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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