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좋은 일이 내 마음에 남기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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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일을 경험하면 그 흔적이 마음에 남는다. 사랑하는 연인에게서 버림을 받거나 사업실패를 하면 현실적인 손실도 문제가 되지만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감에 영향을 끼치는 자책감이다. 실연을 당한 사람이라면 그 실연이 남기는 안 좋은 방향의 끝점에는 앞으로 누구를 만나도 사랑을 하지 못할 것이고, 그래서 자기는 영원히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외로운 존재가 된다고 하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사업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자기는 밥벌이도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좌절한다. 물론 이런 생각들이 진실일 때도 있다. 하지만 대개는 약간의 현실에 커다란 왜곡을 덮어씌워 필요 이상으로 자기를 깎아내리고 괴롭힐 때가 많다.
남이 자기를 인정하지 않고 믿지 않으면 화를 내고 반발하기 쉽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서 권위를 인정하지도 않고, 나이든 사람들을 보수라고 생각해서 자기에 대한 비판이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에 더 인색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자기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서 마음이 안정된 사람은 예전보다 더 줄어든 것 같다. 겉보기에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나 어른들에게 반발하지만 속으론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걸 자주 본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걸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그게 뭔지 모른다. 막연한 불안이나 우울이 마음을 지배한다. 이런 불편한 감정 상태로는 살 수가 없으니까 마음 속에는 자기 방어 작용이 일어난다. 우선 토익 점수 같은 수치화된 척도가 필요하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거나 가능성이나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막연히 생각해봐야 위로가 되지 않으니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이런 건 점수가 낮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높으면 생각보다 만족감이 덜하다. 여전히 자기가 스스로를 낮게 보고 있으니까. 이런 게 안통하면 뭔가 외부에서 확신을 줄 게 필요하다. 우주의 기원을 생각해내는 과학의 시대에 사주나 별자리 점 같은 게 유행하고 있는 건 언 듯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사주의 역할이 과학적 예측이 아니라 심리적 위안이라는 걸 생각하면 수긍이 된다.
이렇게 안 좋은 경험을 하고, 감정이 상하고 그리고 나면 자기비하나 자기를 부정한다. 오래가는 후유증은 다 이거다. 그래서 치유의 과정은 말로는 간단하다. 안 좋은 일을 겪은 어떤 분이 빨리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집착하며 시달리고 있다면 그 안 좋은 일을 정리해서 그 일로 인해서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파악하면 된다. 그래서 거기서 비현실적으로 자기를 깎아내리는 것만 교정하면 상처의 치유가 가능해진다. 문제가 복잡하고 뿌리가 깊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마치 거울을 보고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를 걷어내듯, 마음의 거울을 보고 심리적인 찌꺼기를 걷어내보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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