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과적인 말의 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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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남북 정상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거침없는 직설적인 화법이 화제에 올랐었는데, 예컨대 ‘대통령께서 그것도 결정을 못 하십니까’라든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대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라는 발언 등이다.
또한 대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을 맞아 후보 부인들의 말들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 부인인 김옥윤씨는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남편에게 숨겨놓은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들으셨는지요?”라고 묻자, “좀 데려오세요. 바쁜데 일 좀 시키게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상당히 무겁고, 불쾌하게 느껴졌을 질문을 재치 있게 되받아 친 셈이다.
이해찬 전 총리부인인 김정옥씨 경우에는 “남편께서 무뚝뚝하고 스킨십을 통 안한다는 말이 있던데요?”라고 기자가 묻자, “스킨십을 안하면 애가 생겼겠어요?” 이 한마디로 강펀치를 날렸다고 한다.
화법에서 말하는 일명 되치기 기법이다. 결국 그 순간에 감정을 이기지 못해 평생 후회할 말을 하느냐, 아니면 감정조절을 잘해 위기의 상황에서도 웃음으로 되칠 수 있느냐에 따른 것이다. 인생의 고수가 되려면 속으로는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그 순간에 한 템포 참고는 오히려 역으로 되받아칠 정도가 되어야 한다. 특히나 정치인이나 정치인의 아내라면 말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직설적인 화법은 실은 외교라는 측면에서는 썩 바람직한 것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김 위원장만의 어법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정치인이든 아니든 말하는데 있어서 'Yes but' 기법만큼은 늘 유념하는 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의 제스추어를 취하다가 그 다음에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꺼내는 YB화법이야 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직장에서의 동료사이든, 부부사이든, 부모자식간이라든지 간에 처음부터 상대의 말에 반박하면 누구나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마음의 문을 닫게 될 뿐 아니라 반발심이 생겨서 더욱 더 엇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대방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는 “그것도 일리가 있겠네요.”내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라고 말해주면 흥분하고 화를 내던 상대방이 한풀 꺾이게 된다.
말로 천냥 빚을 갚는 게 아니라 요즘은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더욱이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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