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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경기를 정책적으로 부양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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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건설경기는 빠르게 하락하는 중이며,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를 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건설교통부는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여 임대로 전환하는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런 정책추세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 정권 말기에 벌어졌던 현상이 또 벌이지고 있는 셈이다. 혹시 김영삼 때에 터졌던 제2의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파국이 다음 정권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부동산 투기는 이미 일어났다. 그렇다면 그 파괴적 후유증은 피할 수 없다. 사람이 중병에 걸린 뒤 살아났다면, 그에 따른 체력손실과 비용부담은 피할 수 없듯이 말이다. 그런데 그런 체력손실과 비용부담을 감당하지 않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쇠약해진 체력으로 무리한 운동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엄청난 치료비용을 부담한 뒤에도 과거의 소비수준을 지속하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체력을 기르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참아내는 일이다. 그게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경제는 물론이고 건설업도 점진적으로나마 살아날 수가 있다. 세상은 실패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요구하는 법이다. 이미 실패했다면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주식시장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하강함에도 불구하고 전체 국내경기는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건설경기의 부양을 무리하게 앞세운다면, 경기는 잠시 살아나다가 결국은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현 상태에서는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에 대한 현재의 수요는 이미 과거로 옮겨가버렸다. 2~3년 전 부동산투기가 광풍을 일으킬 때에 좀 더 저축해야 아파트를 살 능력이 생길 사람들이 돈을 빌려서 당시의 가수요에 가담했던 것이다. 그 사람들이 현재의 수요를 창출해줘야 하는데, 이들이 과거의 수요로 옮겨갔으니, 현재의 수요는 공동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에서는 부동산 경기를 아무리 부양한들 어떤 효과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과거에 이미 여러 차례 반복했던 부동산정책의 실패 역사가 그걸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제는 새로운 수요가 일어날 때를 기다려야 할 때이다. 이걸 기다리지 않고 무리하게 건설경기를 살리려 한다면, 건설경기는 살려내지 못하고 오히려 국내경기의 과열현상만 일으킬 것이다.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파국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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